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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 미네르바-박연차 변호인 된 이유는 by 아름다움


박찬종 전 의원이 요즘 변호사로서 유명세를 계속 타고 있다. 박찬종 하면 한때 ‘무균질 정치인’이라는 브랜드로 잘나갔던 정치인.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정치적 하락기를 겪었고, 그동안 잊혀지다시피 했던 인물이다.


그가 언론에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BBK 김경준씨의 변호를 맡고 나서면서부터였다. 이어 얼마 전에는 미네르바 변호인으로 참여했고, 바로 며칠 전에는 박연차 회장 변호인 선임계를 내고 구치소로 그를 찾아갔다. 박찬종 변호사가 이렇게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인물들에 대한 변호를 잇달아 맡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박 변호사는 과거 깨끗한 정치인의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기에는 능하지만 함께하는 정치에는 약하다는 약점으로 인해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다가 결국 정치활동을 마감하게 되었다. 정치인으로서 못다 이룬 꿈과 한이 많을 사람이다. 그래서 박 변호사가 계속 유명인들에 대한 변호인을 맡고 나서는 것을 정치적 목적이 개재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미네르바 사건 때의 박찬종 변호사 (사진=오마이뉴스)



김경준-미네르바-박연차 변호인 잇달아 맡아


그래서 박 변호사는 김경준 때도, 미네르바 때도 왜 변호인이 되었느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았다. 그가 뭐라고 답했는지부터 들어보자.


먼저 김경준 사건 때였다.


“나는 국회에 진출하기 직전 1년을 제외하면 평생 무료 변론만 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85년 미 문화원 점거 농성 사건으로 기소된 대학생 20명의 변론을 맡은 것이다. 그 뒤에도 1년에 최소 몇 건은 무료 변론을 해왔다. 지난해에는 ‘석궁 사건’의 주인공인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1심 변론을 맡기도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법정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충분히 펼치기도 전에 여론을 통해 매도당했다는 사실이다. 김경준씨 사건도 우리 사회가 법치주의를 얼마나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판단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미네르바 사건 때였다.


“작년 말,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면 (미네르바를) 조사하겠다고 해서 문제가 됐다. 그래서 내가 (미네르바에) 주목하고 인터넷에 글을 올렸는데, 단순한 의견을 개진하고 주장을 펴는 것에 대해 허위 사실이라고 몰면 안 된다 라고 썼던 글이 인터넷 상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주위에서 옹호하는 글을 쓴 사람이 변호사인데 변론도 맡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해서 어떻게 보면 심리적으로 등 떠밀려서 맡게 되었다.”


박 변호사는 두 사람의 변호인을 맡은데 정치적 동기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이렇게 부인하곤 했다.


박연차 접견 내용 공개 파장



그런데 이번에는 박연차 회장 변호인을 맡았다. 그런데 박 변호사는 김경준 때도, 미네르바 때도 일단 접견을 하고 나면 곧바로 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곤 했다. 그래서 뉴스메이커 역할을 하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박 변호사는 박연차 회장을 접견하고 나서 언론에 내용을 전했다. 화포천 배후를 관광지로 개발하면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50억 원을 종자돈으로 사업을 해보라고 연철호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도 보탬이 될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박연차 회장에게 있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이렇게 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탈이 났다. 파장이 너무 커져버린 것이다. 언론들은 박연차 회장이 준 50억원이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을 보도하고 나섰고, 연철호씨는 화포천 얘기는 처음 듣는다고 부인했다.


박찬종 변호사의 말이 언론에 보도되자 모두가 다 들고 일어났다. 박연차 회장은 보도 내용을 접한 뒤 충격을 받아 이틀 동안 검찰 수사에도 거의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 측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고, 현실적으로 그게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수사를 맡고 있는 대검 중수부도 펄쩍 뛰었다. "(박 변호사가) 선임계를 내고 박 회장을 만났으며 해당 내용을 신문에 내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데 변호사가 질문지를 들고 가 면담을 하고 내용을 언론에 공표하는 게 변호사 윤리에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변호사 윤리규정에 어긋나지 않는지 대한변호사협회에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언론접촉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를


파장이 커지자 박 변호사는 자신이 확인을 소홀히 했다며 뒤로 물러섰다. 자신이 전한 내용이 부정확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번 수사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50억원과 노 전 대통령의 연관성을 박 변호사가 시사한 것처럼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의 과정을 돌아보면 박 변호사의 방식이 정상적인 것이라 하기는 어렵다. 의뢰인을 접견하고 나면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고, 거기에 자기 식의 해석을 덧붙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변론보다 언론플레이를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이다.


실제로 박 변호사는 김경준-미네르바-박연차의 변호인을 맡으며 수많은 인터뷰를 하는 뉴스메이커가 되었다. 그가 아직 정치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인사이기에, 정치적인 해석이 등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007년 12월에는 김경준씨를 접견한 직후 당시 이회창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져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대선 때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이회창 지지 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 개인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취하느냐는 전적으로 그의 자유이지만, 이 문제가 특정 사건에 대한 변호인 역할과 섞여버릴 때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박연차 회장 관련 사건은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다. 그래서 그가 앞으로 박연차 회장에 대한 변호인을 계속 맡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만약 계속 하게 된다면, 이번에는 뉴스메이커의 역할보다는 피고인의 방어력을 보충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으면 한다.

다른 사건들도 물론 그러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이름까지 나오는 이번 사건은 말을 옮기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정확한 정보나 해석없이, 오직 사실만을 갖고 판단되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공연히 박연차 회장, 노 전 대통령 측, 검찰 모두가 펄쩍뛰는 폭탄발언같은 것은 없었으면 한다.
2009/04/02 01:27 유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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