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엿기름 사용과 기르기
엿기름은 밀, 보리 등에 물을 주어 싹을 내서 말린 것을 이용하여 만든 식품이다. 맥아(麥芽) 또는 맥얼(麥蘖)라고도 한다. 맥주를 비롯한 술을 만들 때 사용하며, 여러 가지 구운 음식이나 당과류, 곡물식, 물엿, 유아종 식품 등에 맛이나 향기를 내는 식품으로 쓰인다. 한국인들이 흔히 접하는 음식 중에 엿기름이 들어가는 것으로 엿과 식혜가 있다. 엿기름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는 녹말을 엿당으로 분해하는 효소이다.
엿기름은 맥아라고 하는데 껍질을 벗기지 않은 보리를 물에 담가 두어 싹을 내서 말린 것이다. 엿기름은 '기르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어 '기름'이라고 한 것이다. 이 말린 보리 싹은 녹말을 당분으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엿을 만들기 위해 기른 보리 싹'이라는 의미에서 '엿기름'이라고 한 것이다. 엿기름은 엿길금, 엿질금으로도 불리며 보리의 싹을 틔워 말린 것을 말한다.
보리가 싹을 틔울 때 씨 속에 있는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는 효소가 생겨 단맛을 내게 되는데 그 단맛으로 식혜, 엿, 고추장, 조청을 만들 때 사용한다. 엿기름가루는 엿기름을 갈아서 만든 가루로 맥아분이라고 한다.
엿기름에는 당화효소인 아밀라제(Amylase)가 많이 있어서 당화작용이 일어나고, 생성된 말토오즈(Maltose)는 식혜의 독특한 맛에 기여한다.
엿기름은 소화를 돕고 위를 데워주며 입맛을 돋우는데 주로 쓰이며, 약간 볶아서 사용하면 산모 젖의 양을 줄어들게 하면서 몸을 가뿐하게 한다
1800년대 조선 말엽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엿기름 기르는 법과 함께 "밑 엿기름도 좋다."고 하였고, 1913년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에는 "보리 싹은 제 몸의 길이만큼만 자라면 적당하다."고 하였다.
엿기름을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알이 잘 여문 겉보리를 쭉정이 없이 잘 골라서 깨끗이 씻어 하룻 동안 물에 담가 두었다가 잘 불면 소쿠리에 건져 시루에 안치고 광목 보자기를 축여서 덮는다.
다음 날 물에 불은 겉보리를 대소쿠리에 건져 실내온도를 25도C 내외에 두고 수분이 마르지 않게 베보자기나 면 보자기를 덮어두고 하루에 대여섯 차례씩 물을 흠뻑 뿌려줍니다.
다시 하루가 지나면 물기가 마르므로 가끔 물을 뿌려준다. 사흘째쯤에는 보리의 뿌리가 나와 엉키므로 꺼내어 물에 씻어 다시 시루에 안친다.
이렇게 두서너 번 씻는 것이 훨씬 맛도 있고 달아서 좋다. 이러는 동안에 보리에서 열이 생기면서 싹이 트기 시작한다. 나흘째에는 물을 흠뻑 준다. 닷새째에도 보리를 꺼내어 물에 담가 씻어서 다시 시루에 안친다. 엿새째에는 보리알 길이보다 짧을 정도로 싹이 자라나는데, 파란 싹이 나면 엿기름은 다 길러진 것이다. 이때를 놓치지 말고 전부 쏟아서 잘 헤쳐 엉킨 보리를 떼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잘 말린다.
싹이 너무 길게 나면 엿기름가루가 적어지고 단맛이 덜하므로 알맞게 싹이 났을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보리는 말릴 때에도 싹이 자라므로 열이 나지 않도록 손바닥으로 잘 비벼 헤치면서 말려야 한다. 늦가을 기온이 낮을 때 기르는 것이 가장 질이 좋다.
사흘 정도 말리면 바싹 마르니 이 때에 엿기름을 손으로 부벼 뿌리털을 떼어내고 키로 까불어 잔 부스러기들을 날려 보냅니다.
이것을 방앗간에 가져가 거칠게 빻아 오시면 양질의 엿기름이 완성됩니다.
엿기름을 손수 장만하여 냉동보관하면 식혜 하실 때에도 고추장이나 집장 담그실 때에도 두루 사용하실 수 있으니 살림이 참 알뜰해지고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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