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의 딸을 정경부인 삼은 의리의 사나이 이장곤 [李長坤, 1474~?]

 

풍수상 명당인자리인 정남향의 이장곤 묘소 


쌍분아래 발치에 있는 묘가 정경부인된 양씨묘이다.


문인석상과 무인석상 


백정의 딸을 정경부인 삼은 의리의 사나이 이장곤 [李長坤, 1474~?]


이장곤의 본관은 벽진(碧珍)이고, 자는 희강(希剛)·용가(龍哥)요, 호는 금헌(琴軒)·우만(寓灣)·학고(鶴皐)등 이며, 시호는 정도(貞度) 로. 한성참군(漢城參軍)을 지낸 승언(承彦)의 넷째 아들이다.

1474년(성종 5)에 출생하였으며 김굉필(金宏弼)의 문인. 1495년(연산군 1) 사마시에 장원으로 합격하고, 1502년 알성문과에 을과로 급제하였다. 1504년 홍문관 교리(校理)로 있으면서 갑자사화(甲子士禍)에 연루되어 거제로 귀양 갔으나, 함흥으로 도주하여 양수척(楊水尺)의 무리에 섞여 살면서 목숨을 유지했다. 그 뒤 복직된 이래 중앙과 지방의 요직을 두루 역임하였다. 1506년 중종반정 이후 박원종(朴元宗)의 추천으로 관직에 다시 임명되어 교리 ·장령(掌令) ·동부승지 등을 역임하였으며. 학문과 무예를 겸비한 인물로 중종의 신임을 받았다.

1512년 여진족의 침입을 격퇴하는 데 공을 세웠으며, 이듬해에 이조참판이 되었다. 1514년 예조참판으로 정조사(正朝使)가 되어 명나라를 다녀왔으며, 이후 대사헌 ·이조판서 ·좌찬성 등을 지냈다. 1519년 병조판서 재임시 남곤(南袞) ·심정(沈貞) 등이 주도한 기묘사화(己卯士禍)에 참여하였으나, 조광조(趙光祖) 등 사화에 연루된 사림들의 처형에는 반대하다가 삭직되었다. 1522년 복관되었으나, 여강(驪江) ·창녕(昌寧) 등지에서 은거생활을 하였다. 창녕의 연암서원(燕巖書院)에 제향되었으며, 문집에는 《금헌집》이 있다



조선시대 중종때 우찬성겸병조판서를 역임한 이장곤의 교지는 금관지의 재질로 두텁게 배접된 붉은 색의 금박당지(金箔唐紙)로 만들었으며, 가로 118㎝, 세로 69㎝ 규격의 52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장곤교지(李長坤敎旨 )시도유형문화재 제309호(경남)


경상남도 창녕군 대곡면 평지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문신 이장곤에게 시호를 내린 교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309호. 이 유품은 1856년(철종 7, 청나라 함풍 6)에 이장곤에게 ‘정도공(貞度公)’의 시호를 증하는 교지이다.


내용은 숭정대부 의정부우찬성 겸 판의금부사원자보양관(崇政大夫議政府右贊成 兼 判義禁府事元子輔養官)을 지낸 이장곤에게 ‘정도공’이라는 시호를 증 한다고 하고, 그 옆으로 조금 작은 글씨로 ‘貞(정)’이라고 한 것은, 숨기지 않고 꺾이지 않음으로써, ‘度(도)’라고 한 것은 마음이 능히 의(義)를 지음으로써”라고 하여 정도공이라고 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함풍 6년의 6년 부분에 관인(官印)을 날인하였다.

교지 전체의 현존 상태는 양호하다.


 

금호재(琴湖齋)


금호재는 조선 중종(재위 1506∼1544) 때 병조판서를 지낸 금헌 이장곤 선생의 제사를 지내는 건물이다. 대합면 대동리 265번지에 있는 조선시대의 재실로서 경남 유형문화재 제262호로 지정되었다. 조선시대 문신이자 학자로 중종 때 병조판서를 지낸 금헌(琴軒) 이장곤(李長坤)의 재실(齋室)이다.


이장곤 선생은 조선 전기의 문신으로 죽은 뒤 창녕의 영암서원에서 제사를 모셨으나,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영암서원도 사라지게 된다. 원래 금호재는 용흥사의 부속건물이었던 것을 1966년 이곳으로 옮겨 지어 이장곤 선생의 제사 건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건물은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에서 보면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으로 대청과 온돌방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방의 출입문은 기능적인 면과 장식적인 면 모두를 갖춰 아주 실용성이 돋보인다.


1966년에 현장소로 이전되었으며 용흥사가 1695년까지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적어도 17세기 후반의 건물로 사료되는 팔작지붕의 집으로  목재는 느티나무를 사용하였으며, 연화무늬의 공포와 망와에 '병오년 9월 11일'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현재 이헌덕이 소유 및 관리하고 있다.



대동리 금헌묘석상(大同里 琴軒墓石像)


금호재에서 북동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태백산 기슭에는 그의 묘소와 함께 대동리 금헌묘석상이 있다. 이장곤의 묘지에 있는 유물과 유적으로 원형 보존이 잘 되어 있다. 사각형 석축분 1기와 문인석상 2기, 무인석상 2기, 망주석 2기, 이장곤 중형의 묘 1기, 이장곤 부부의 묘 1기, 신도비가 있다.

조선 중기인 1535년경에 조성된 금호재에 배향된 금헌 이장곤(李長坤)의 유적으로서 경남 유형문화재 제296호로 지정되었다.





 

유기장이의 딸을 정부인으로 삼은 내력


드라마 <대장금>의 배경이 되는 중종 때. 조정은 백정의 딸을 양반의 정실부인으로 인정하느냐 마느냐로 한바탕 시끄러웠다. 결국 중종이 어려운 시절에 동고동락한 천민의 딸을 양반의 정식 아내로 인정하라는 명령을 내려 일단락된 이 사건은, 조선 전체가 들썩거렸던 백정의 딸 양씨 스캔들이다.


폭군 연산군은 예쁜 여자라면 유부녀건 처녀건 가리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던 어느 날 연산군은 이장곤이라는 관리의 아내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여자로 만든다. 이에 격분한 이장곤은 홧김에 아내를 죽이고 함경로 도망친다. 도망자 신분의 이장곤은 백정 양씨의 집에 얹혀살게 되고, 정말 괜찮은 그 집 딸과 결혼을 하게 된다. 도망자 생활 몇 년 만에 중종의 즉위로 조정으로 돌아온 이장곤. 그동안 양씨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이장곤은 동고동락한 아내를 버릴 수 없어 조정에 선처를 부탁한다. 결국 이장곤 덕에 부인 양씨는 정경부인이 되고 친정은 모두 천민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정경부인 양씨의 이야기는 나중에 소설 <임꺽정>에도 등장하는데 임꺽정은 정경부인 양씨의 조카로 설정돼 있다.


by 아름다움 | 2009/11/30 17:34 | 길따라 물따라 | 트랙백 | 덧글(0)

최수종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존댓말…나눔은 존중에서 나옵니다"

'기부천사' 탤런트 최수종

by 아름다움 | 2009/11/30 12:12 | 연예 체육계 | 트랙백 | 덧글(0)

사랑의 궁극적인 효과는

사랑의 궁극적인 효과는
■ 정신과 의사가 쓰는 '사랑과 전쟁'

박수룡 백상신경정신과의원 부부치료클리닉 원장 sooryong@medim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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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면 많은 긍정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사랑을 하면서 우리는 행복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어릴 적에 부모로부터 받았던 무조건적인 사랑을 재경험하면서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체적 효과부터 보자면 사랑하는 동안 뇌에서는 도파민, 세로토닌, 엔돌핀 등 소위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어 생활에 활력을 준다. 그래서 좋아하는 상대와 만나는 동안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또 다시 만날 생각만 해도 즐겁다. 그뿐 아니라 사랑을 하면 면역세포와 인터페론 같은 면역물질이 활성화되어 신체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노래가사나 '금슬 좋은 부부가 오래 산다'는 말은 과학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사랑의 궁극적인 효과는 인격의 성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이기적인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사랑을 통해서 타인을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다른 모든 인간 관계에서는 손익을 따지지만 사랑의 관계에서는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는 상대의 작은 눈빛에도 기쁨을 느끼며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불편을 양보하고 이타적인 희생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와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상대가 자신에게 바라는 특성을 강화시켜 나간다. 그 결과 남자는 더 남성다워지고 여자는 여성스러운 태도를 더 발달시킨다. 그뿐 아니라 사랑은 상대를 닮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여, 이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분야에도 흥미를 가지게 만든다. 나무토막 같던 사나이가 아름다운 시를 외거나 게을렀던 아가씨가 새벽잠을 줄이고 일찍 일어나 운동을 하거나 난생 처음 음식장만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의 원형은 어머니의 희생에서 볼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어버이가 된 후에 자신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즉 개인적 이익과 충동적 감정을 제어하면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을 찾는 자세로 바뀐다. 그리고 사랑이란 것이 한 순간에 쏟아 붓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품어가는 것임을 깨닫는다. 또 사랑의 과정에는 장미꽃 향기 날리는 봄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흙먼지 날리는 뙤약볕이나 살을 에는 칼바람도 있다는 것도 어버이가 된 후에야 알게 된다.

이런 경험들을 거친 후에는 사랑이 자신과 상대방에게만 해당되는 개인적인 행위가 아니고, 서로의 가족은 물론 나아가 인간사회 전체를 향한 책임과 결단에 관계되는 것임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자녀를 향한 사랑이 타인의 자녀에게도 연장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서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거나, 자기 자녀의 편익을 위해서 타인의 기회를 빼앗는다. 그리고 이는 끝없는 경쟁으로 이어져 행복과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최근 대중매체에서 세계적인 경제적 위기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젊은 시절부터 경제적 안정과 노후대책을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둔 많은 젊은이들이 부유한 부모를 둔 신붓감이나 좋은 직장을 가진 남편감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져 보인다. 경제적 능력이 사랑의 조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부의 결혼만족도나 자녀의 행복지수는 그 가정의 경제력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러 나라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행복과 국민소득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실에서만 보더라도 상당한 사회적 및 경제적 기반을 가지고도 부부간 또는 자녀의 문제를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아마도 경제적 안정이 안락한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성공이 행복과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랑을 통한 인격의 성숙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래 위에 성을 쌓은 것처럼 어떤 성공도 작은 시련에 무너질 위험을 갖는다. 자기 인격의 성숙을 동반한 사랑이 기초가 되어있을 때에만 우리의 수고가 헛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입력시간 : 2009/11/17 16:30:34 수정시간 : 2009/11/17 16:30:34

by 아름다움 | 2009/11/30 12:08 | 정신건강 | 트랙백 | 덧글(0)

진정한 사랑이라면

진정한 사랑이라면

■ 정신과 의사가 쓰는 '사랑과 전쟁'

박수룡 백상신경정신과의원 부부치료클리닉 원장 sooryong@medimail.co.kr
 
우리는 흔히 영원한 사랑이나 순수한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서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원래 사람의 마음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이율배반적인 요소가 있어서 사람이 하는 사랑에도 양면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지순한 사랑은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에서 볼 수 있다. 의학이 발달한 현대에도 임신출산은 여성의 건강에 커다란 위협이 되는데, 오래 전부터 어머니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자녀를 낳아왔다. 또 출산 후에도 오래도록 자녀의 양육을 위해 많은 수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는다. 아버지들도 자녀가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20년 이상 어머니 못지 않은 사랑으로 자녀를 뒷바라지한다.

하지만 이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부모의 사랑도 자녀를 자신의 분신으로 인식한다면 더 이상 사랑이 아닌 것으로 변하고 만다. 그래서 자신의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녀가 성장기에 보이는 주장을 묵살하거나 자녀를 지나치게 속박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을 내세워서 자녀의 결혼과 결혼 후의 생활까지도 좌지우지하려 한다. 자녀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바라는 것을 외면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바라는 것을 결행하지도 못하니 점점 병들어간다.

동서고금의 많은 신화나 사례를 통해서도 부모의 지나친 사랑은 오히려 자녀를 파멸시킨다는 것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부모들은 자신의 사랑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도 염려해야겠지만, 동시에 너무 지나쳐서 자녀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닌지도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미혼의 젊은 여성과의 연애에 빠진 중년 유부남의 '로맨스'를 예로 들자면, 나이도 많고 이미 결혼한 자신을 받아준 상대가 고맙고 예쁘게 보일 수 있다. 또 만남이 계속될수록 그 여성의 젊은 감각과 부드러운 피부가 사랑스러울 것이다. 가족들은 자신의 지친 마음을 풀어주기는커녕 더 많은 부담을 주지만, 젊은 상대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더 큰 위안을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가 새로운 사랑에 깊게 빠져들수록 자신이 이전에 사랑을 쏟았던 가정이 위험해지는 것뿐 아니라, 자신의 사랑 때문에 상대 여성의 미래가 어두워질 수도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나이만큼 충분히 성숙한 사람은 상대가 사랑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사랑을 하는 것은 무책임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로는 사랑을 아끼는 것이 상대를 위한 더 큰 배려와 사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함정은 상대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자신이 바라는 것은 상대가 바라고 또 상대가 원하는 것을 자신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한다는 데에 있다. 물론 때로는 이런 경험이 서로 잘 통한다고 믿게 만들어 사랑하는 마음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특이한 체험을 당연하고 일반적인 상황으로 여기게 되면, 상대가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느낌을 갖고 또 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다. 또 자기 스스로도 독립적인 개체로 성장하지 못하기 쉽다. 이런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사랑을 이유로 해서 상대에 대한 과도한 간섭과 부적절한 요구로 상대를 숨막히게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사랑의 함정은 사랑하는 상대에게는 아까울 것이 없다는 마음에 자신을 과도하게 희생하는 데에서 볼 수 있다. 사랑을 받으려고만 하고 줄줄 모르는 사람이 비정상이듯이, 사랑을 주기만 한다면 이것도 정상은 아니다. 건강한 사랑은 두 사람의 공동 생활뿐 아니라 각자의 삶에도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러나 사랑이 주는 마력에 빠져서 자신의 건강한 일상을 상실한다면, 그것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중독상태일 가능성이 많다.

앞에서 말한 중년 유부남과의 사랑에 빠진 젊은 여성처럼 남들의 눈을 피해서 잠깐 만나고 헤어지는 사랑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하겠지만, 진정한 사랑이라면 자신과 서로의 미래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건강한 사랑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아야 한다.

입력시간 : 2009/11/26 19:35:17 수정시간 : 2009/11/26 19:35:17

by 아름다움 | 2009/11/30 12:05 | 아름다운 정신 | 트랙백 | 덧글(0)

'소비적 여행'의 대안 '착한 여행'이 뜬다

'소비적 여행'의 대안 '착한 여행'이 뜬다
[나, 너, 우리를 위한 '착한 여행' 바람]
환경오염, 현지인 착취구조, 왜곡된 관광문화에 대한 반성서 시작
개념혼선, 상업화 부작용, 이분법적 시선 등 풀어야 할 숙제

김청환기자 chk@hk.co.kr
 
김다은(20·여)씨는 현재 대학 입학을 유보한 채 세계여행 중이다. '스무살 여행'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일본, 호주, 미국 등지를 여행하는 것이다. 공정여행 온라인 카페(http://cafe.naver.com/fairtravel.cafe)에 현지의 스무살 친구들과의 인터뷰, 여행후기 등을 올리며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 방법이 좀 특이하다. 렌터카나 관광버스가 아닌 지역(local) 교통수단을 이용한다. 5성급 호텔이 아니라 홈스테이 등 지역민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숙박시설을 이용한다.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대신 현지의 '가난한 밥상'을 선호한다.

정씨는 여행을 하며 만난 또래의 대화에서 지혜를 얻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생각이다. 현지 대학을 찾아가고 자원봉사를 하며 길에서 만난 이들과의 대화가 그의 삶을 얼마나 바꿔놓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스스로의 기획과 실천으로 떠난 '착한 여행'이 그가 왔다 간 자리에 쓰레기보다는 미소를 남길 것만은 분명하다.

'착한 여행' 등으로 불리는 대안여행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는 소비적 여행이 남기는 환경오염, 현지인 착취구조, 왜곡된 관광문화 등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됐다. 더 많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정의로운 소비를 하겠다는 계층이 늘어남에 따라 대안여행은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안여행의 개념혼선, 상업화의 부작용, 운동의 이분법적 시선과 계몽적 태도는 풀어야 할 과제다.

대안 여행에 열광하는 사람들

대안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자생적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007년 NGO 이매진 피스가 만든 공정여행 온라인 카페에는 현재 33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공정여행 방법과 후기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정보를 찾고, 정기모임 등을 통해 보다 공정한 방법의 대안여행 방법과 경험담을 공유하고 있다.

이매진 피스가 17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 회관에서 벌인 공정여행 포럼에는 100여명이 참석해 대안여행에 관한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대안여행가들이 이를 상품화한 예비 사회적 기업도 출현했다. 하자센터에 속한 예비 사회적 기업인 여행협동조합 맵(MAP)은 지난해 11월 문을 열고 국내외로 떠나는 공정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맵은 전북 진안의 한 할머니 댁에서 묵으며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지리산길 할머니네 홈스테이', 네팔의 여성 셰르파, 귀환한 이주노동자에게 안내를 받는 '네팔 공정여행 – 히말라야 트레킹' 등을 내놨다. 현재는 꿈 분석가 고혜경씨와 강화 아차도로 떠나는 마음치유 도보여행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NGO인 아시안 브릿지는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서 현지인에게 직접적인 이득을 주는 방식의 '착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NGO 이장도 '책임관광'상품을 내놓고 있다.

주류 관광업계에서도 이런 공정여행 붐에 호응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해 전국 관광학과 대학생을 상대로 한 공모전 주제를 '공정여행'으로 잡기도 했으며 내년께 공정여행 상품 출시를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레일은 올해 서울-곡성, 서해안, 남해-곡성 구간 등에서 자전거 열차를 운행했다.

'공정 여행'에 기꺼이 비용 지불

대안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정의로운 방법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원료 생산 현지 주민에게 정당한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공정무역의 정신을 여행에도 도입한 셈이다.

여행협동조합 맵은 '여행 경비가 현지인에게 직접 전달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을 공정여행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매진 피스도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현지인 운영 숙소 음식점 교통 가이드 이용하기)'을 공정여행 가이드라인 가운데 한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항공사나 여행사가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고 지역민은 노동착취의 소외를 경험하는 대량관광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영국의 투어리즘 컨선(Tourism Concern)에 의하면 실제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지를 여행할 때 쓰는 비용의 70~85%는 외국인 소유 호텔이나 관광 관련 회사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현지 공동체에 돌아가는 비용은 1~2%뿐인 경우가 많다.

이런 여행은 서구에서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대안여행 방식으로 주목받아온 것이다. 1989년 영국에서는 관광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정여행을 촉구한 투어리즘 컨선 운동이 출현했다. 미국에서도 남미에서 커피와 카카오 농사를 돕는 자원봉사로 여행을 겸한 글로벌 익스체인지(Grobal Exchange)가 대안여행을 주도했다.

이들은 현지인 가이드나 포터, 숙박업소 종업원을 비롯한 관광노동자가 정당한 대가와 노동조건을 적용받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들에게 직접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여행방식을 고른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나 음식을 선택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

현지 황폐화 막는 '책임 여행'

대안여행은 관광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예방한다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생태지역을 여행하지만 대량관광의 방법으로 행해질 경우 자연환경을 오염시키기도 하는 에코투어의 딜레마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공정여행 가이드 북 <희망을 여행하라>에 따르면 여행자는 하루 평균 3.5kg의 쓰레기를 남기고,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주민 한 명이 쓰는 양의 30배에 달하는 전기를 소비한다. 고급호텔 객실 하나에서는 평균 1.5톤의 물이 사용된다. 골프장이 들어서는 곳에서 사용되는 물 때문에 농사를 짓는 현지 주민은 가뭄과 기근에 시달리기도 한다.

대안여행은 지나간 자리에 생채기를 남기는 기존 여행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자연을 보존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생태관광을 지향한다.

이들은 도시락을 지참해 쓰레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여행한다. 일회용품 사용 역시 최소화 해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다. 관광지역을 황폐화하는 물 낭비를 자제한다. 여행자들이 묵는 숙소에서 낭비하는 물이 지역민에게 가뭄의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동수단도 아날로그 방식을 이용해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일본의 '평화헌법(헌법 9조)' 수정 반대를 홍보할 목적으로 9월 한국을 찾은 NGO 워크나인 한국순례단은 걸어서 이동했다. 농사를 거들고 밥을 얻어먹으며, 여행지 주민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여행을 했다.

대부분의 대안여행가는 자전거를 선호하고 기차, 버스 등 지역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한다. 탄소배출 최소화에 동참하는 뜻으로 차량이나 비행기를 통한 이동도 자제한다.

여행문화 성숙시키는 '착한 여행'

잘못된 여행문화를 바로잡는다는 점 역시 대안여행의 주안점이다. 이들은 관광 중 성매수를 결코 하지 않는다는 수칙을 만들어 왜곡된 관광문화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매진 피스는 '공정여행을 위한 10가지 방법'에서 '성매매를 하지 않는 여행(아동매춘, 섹스여행, 비즈니스 매춘여행)'을 공정여행 가이드 라인 가운데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여행협동조합 맵도 '8가지 공정여행 원칙'에서 '현지인을 착취하거나 동물을 학대하는 일체의 행위(아동노동, 포터 혹사, 성매매, 동물쇼, 코끼리 투어 등)를 하지 않는다'고 명기하고 있다.

동남아를 비롯한 제 3세계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관광은 지구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해외 원정 성매매가 사회문제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대안여행의 정신은 더욱 유효한 측면이 있다.

현지인과의 '소통'을 여행의 방법으로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대안여행가는 현지인과 소통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는 여행을 꿈꾼다. 여행과 자원봉사를 겸하는 방식을 택하는 이유다.

여행협동조합 맵이 운영하는 로드 스꼴라는 탈학교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자신이 직접 여행을 기획하고 그 나라의 언어와 역사를 공부한 뒤, 현지인과 소통하는 여행으로 인생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실이다.

이매진 피스도 여행인문학 강좌를 개설해 이론적 공부와 준비를 바탕으로 현지인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공정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공정여행 상품 과연 공정한가

그러나, 이런 대안여행의 상업화 과정에서 생겨나는 또 다른 '권위주의'가 대량여행의 문제점을 답습하게 만드는 역설도 있다. 관광상품화 한 공정여행 코스의 경우 기성여행사에 비해 가격이 높다. 여행지 국민에게는 공정하면서 국내 고객에게는 불공정한 상품인 셈이다.

대안여행 상품을 내놓은 NGO들은 기성 관광업체가 패키지에 참가한 관광객에게 거의 강요하는 '옵션' 등을 고려한다면 공정여행 상품 가격은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답변한다. 그러나, 어떤 목적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이 정당한지 납득할 수 있도록 집행내역과 예산을 세세히 공개하는 곳은 드물다.

정당한 소비와 지출이니 '믿고 따르라'는 식이라면 대안여행은 또 하나의 '우상'일 뿐이다. 일부 대안여행 활동가의 편향적 정치색과 계몽적 태도 역시 일반인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요소다.

개념혼선 역시 치명적인 약점이다. '공정여행', '책임여행', '착한 여행' 등은 모두 언어 자체에서부터 다른 여행을 불공정여행, 무책임여행, 못된 여행으로 보는 이분법적 시선을 내재하고 있다.

대안여행이 이머징 마켓인지 여부도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책임여행이 20여 년의 역사 속에 안착한 영국의 경우에도 책임여행은 전체 여행시장의 5%선에 그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공정여행 단체들은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너무 크게 보고 있는 듯하다.

대안여행 시장의 가능성을 내다보는 과잉 낙관의 태도는 기성 여행사가 여행을 바라보는 상업적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정여행은 공정무역과 같이 로하스(LOHAS) 계층이 더 비싼 가격을 치르고라도 정의로운 여행을 하겠다는 태도가 확산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도 "일부 매개자가 이것을 이머징 마켓으로만 이해하고 본래의 뜻을 왜곡한다면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운동의 씨앗을 망가뜨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9/11/26 13:58:44 수정시간 : 2009/11/26 13:58:44

by 아름다움 | 2009/11/30 12:01 | 해외 여행 정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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